포항 구룡소, 용이 머물다 간 청량한 해안절벽
용 아홉 마리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포항 구룡소. 고려 충렬왕 때부터 전해졌던 이 전설은 아직까지도 소나무 숲 앞바다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구룡소는 높이 40~50m 정도, 둘레 약 100m의 기암절벽이다. 움푹 패어 있는 구룡소는 용이 살았다던 소(沼)답게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반짝인다. 용들이 각각 승천할 때 뚫었다고 하는 아홉 개의 동굴은 내부에서 유명한 스님들이 수도를 해 신비한 전설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파도가 칠 때마다 동굴들의 입구에 생기는 흰 물보라는 용이 입김을 뿜는듯하고, 바닷물이 쏟아져 나오며 내는 우렁찬 메아리 소리는 용의 울음소리처럼 느껴지는 구룡소. 용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카리스마 있는 구룡소의 모습에 아직까지도 마을 사람들은 구룡소에서 기우제, 풍어제, 출어제를 지내거나 굿을 한다고 한다.
구룡소에서는 화산 활동의 흔적을 볼 수 있다. 현무암질 집괴암과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구룡소는 표면에 여러 개의 구멍들이 나있다. 이는 타포니와 돌개구멍으로, 타포니는 돌조각들이 빠져나가며 생긴 구멍이고 돌개구멍은 자갈이 암석의 표면을 깎아 만든 패임이다. 파도가 칠 때마다 울퉁불퉁한 구룡소 바위 위로 흘러내리는 바닷물은 폭포를 연상케 한다.
구룡소가 위치한 대동배리는 한반도 지형을 닮은 호랑이의 형태 중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끝에 위치해 있어 경치 좋은 해돋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동배 앞바다에서는 감성돔과 농어가 잘 잡혀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낚시를 즐기러 찾아오곤 한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면 청량한 물보라를 내뿜는 구룡소. 이곳에서 아홉 마리 용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포항에 오면 구룡소에서 아름다운 해안절벽과 푸른 바다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보는 것은 어떨까.
〇 위치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동배리 산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