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은 104m밖에 안 되는 낮은 오름이지만, 동·서·남 세 면이 바닷가 쪽으로 불거져 나와 곧추선 10~14m의 기암절벽이다.
송악산은 ‘절울이’, 즉 제주말로 물결(절)이 운다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는 산인데, 바다 물결이 산허리 절벽에 부딪쳐 우레 같이 울린다는 이 말뜻이 정말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송악산은 이처럼 주변 풍광이 뛰어난 관광 명소이지만, 지질학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로 된 독특한 화산지형이며, 일제강점기에는 제주도가 어떻게 도륙 당했는지를 알려주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송악산 정상에 둘레 600m 깊이 69m의 제2분화구가 있으며, 주봉 너머 북서쪽에는 이보다 넓으나 깊이는 얕은 제1분화구가 있다. 송악산은 차례로 수중 분화와 육상 분화라는 2중 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두 번째 폭발로 주봉이 생기고 주봉 안에 깊은 제2분화구가 형성된 것이다.
송악산과 관련된 전설이 하나 전해진다. 크고 작고 완만한 9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 송악산에 마지막 봉우리 하나만 더 있었다면 큰 인물이 났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100개의 봉우리가 이루어졌다면 또 어떤 이야기가 전해졌을까 싶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송악산에 아픈 소식이 전해진다. 무분별한 개발로 송악산을 포함한 제주의 자연이 망가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최근 '송악산, 제발 이대로 놔둡서'라는 슬로건으로 환경 캠페인이 진행 되어 송악산의 고충을 알리는 일이 주목되었다.
송악산은 이름에 담긴 소나무뿐 아니라 동백나무·후박나무·느릅나무 등이 무성했는데, 일제가 군사기지를 만드느라 불태운 뒤 지금은 큰 나무 하나 없이 풀만 어렵사리 자라고 있다. 송악산 보호는 단순한 관광지 유지를 넘어 우리가 더욱 지키며 가꾸어야 할 우리의 과제이며 다음 세대에게 전해져야 할 선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송악산 정상은 휴식년제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으니 방문에 참고하도록 하자.
○ 위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관광로 4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