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대표 상징 나무인 은행나무. 울산 울주군 두서면 중리마을에는 수령 660년의 은행나무가 노오란 은행잎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64호이기도 한 은행나무를 보러 중리마을을 방문했다.
마을에 방문하면 온 마을이 은행나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담벼락의 벽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림 속 은행나무 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은행나무의 향이 세상에 가득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은행나무 벽화 뿐 아니라 '중리마을 어서오이소'라는 담장에 쓰인 환영 인사와 '당신은 웃어요 내가 꽃이 될게' 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담장의 모습을 보며 마을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어느새 마을을 한 바퀴 돌면 들판에 우직하게 서있는 은행나무가 있다. 긴 세월의 무게를 보조하기 위해 기둥이 설치되어 있다. 은행나무는 높이 22m, 가슴둘레 12.9m의 노거수로 수령 660년으로 추정되며 조선 초기 이지대 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할 때 서울에서 가져와 본인 집 연못가에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들을 낳고자 하는 부인이 이 나무 앞에서 정성껏 빌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은행나무가 660년을 살아 왔으니 풍파가 없었을까. 1981년에는 썩은 부분을 도려 내는 수술을 받았고, 2003년에는 태풍 매미의 영향을 받아 피해를 입었다. 당시 훼손된 부분을 정리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노란 빛을 발하는 은행나무 근처를 한 바퀴 돌아보노라면 중리마을이 주는 평화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울산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이 잎이 다 떨어지기 전 긴 세월을 견뎌 온 은행나무를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 위치: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