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서쪽 끝, 인천에서 배를 타고 4~5시간을 더 가야 있는 인천 백령도는 독도 다음으로 남한 본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다.
백령도는 효녀 심청이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인당수에 빠진 이야기인 심청전의 배경으로 추측되는 곳이다. 백령도와 황해도 사이의 바다 일대는 인당수라고 불리며 백령도에는 심청각이 있다. 심청각은 심청전 박물관처럼 심청전과 관련된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으로 크게 지어진 심청각은 1층에는 심청전 관련 고서와 ‘효녀 심청전’ 판소리 대본, 심청 오페라 악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심청각 2층에 오르면 인당수와 북한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으니 인당수 어디 즈음에 심청이가 빠졌을지 가늠해 볼 수 있겠다.
인당수와 연봉 바위가 보이는 백령도 북산에는 심청각과 심청이가 물에 빠지는 모습을 재현한 심청이 동상이 세워져 있다. 동상으로 세워진 심청이는 뒤를 돌아보며 아버지 건강을 기원하고 있는데, 심청이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인당수를 볼 수 있다. 사나운 물결을 꿈틀거리는 인당수는 효심에 감동해 심청이를 연꽃에 태워 뭍으로 내보내 주었는데, 백령도 남쪽 해안의 연꽃 모양의 연봉 바위에서 그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백령도는 특이한 자연환경을 갖춘 생태관광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금강산을 옮겨 놓았다고 할 만큼 기암절벽이 많은 두무진은 신선대, 형제 바위, 장군 바위, 코끼리 바위 등의 바위들이 비경을 이루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과 기암괴석들은 약 50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며 고고히 서서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두무진을 이루고 있는 암석들은 원생대에 속하는 사암 또는 규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는 물결자국이 그대로 새겨져 있는 물결자국 화석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진 풍경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찬사를 듣는 백령도의 보물이 되었다. 두무진은 배를 타고 나가 바다에서 구경할 때 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으니 여행사를 통해 유람선 관광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오랜 시간 쌓인 아름다운 자연 풍광 사이에서 심청이를 만날 수 있는 인천 백령도. 거대한 바위 절벽 근처에서 동화책 속 인당수를 구경해 보자.
〇 위치 : 인천 옹진군 백령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