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살짝 비켜나 광주천을 건너면 양림동이 나온다. 양림동은 20세기 초 서구 선교사들이 광주 최초의 근대식 학교와 병원 등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광주 근대화가 시작된 곳으로 광주의 근대역사가 살아 숨 쉬는 역사 문화마을이다.
호남신학대에서 수피아여고로 이어지는 양림동 언덕에는 수령이 200년 이상의 호랑가시나무들이 다수 자생하고 있어 호랑가시나무 언덕으로 불리고 있다.
호랑가시나무 언덕에는 광주광역시 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된 서양식 건물이 있다. 미국 남부 양식으로 1920년대 지은 우일선(로버트 M 윌슨) 선교사 사택은 광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이다. 우일선 선교사는 워싱턴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1908년 한국에 들어와 제중원 원장을 지내며 선교활동을 했다.
현재 우일선 선교사 사택은 현재 호남신학대 학생들이 기도하는‘윌슨 영성센터’로 사용되고 있으며 마당에는 산돌 손양원 목사 순교 시비도 볼 수 있다.
1904년 양림동에 정착한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오면서 고향에 있는 나무들을 가져와 수피아여학교 교정과 선교사 사택 주변에 심고 가꾸었다.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 보릿고개 때 부족한 열매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선교사들이 심은 나무는 흑호두 나무와 페카 나무, 흑 호두, 은단풍으로 펫 칸의 열매는 지구상에 가장 영양가가 높은 유실수 열매로 미 공군 조종사 의의 비상식량으로 사용될 정도였다고 한다.
오래된 거목들로 둘러싸인 서양식 건물의 만남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호젓한 풍경을 벗 삼아 기념사진을 남기기 딱 좋을 곳이다.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는 서구식 건축물들과 전통 한옥들이 공존하고 있어 광주에서 가장 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 언덕으로 이색적인 시간을 쌓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