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금산군 추부면 요광리. 면소재지에서 마을로 접어들자니 좁다란 길은 벚나무 가로수 무성한 그늘을 드리운다.
마을 어귀를 장식하고 있는 가로수 길의 길이는 50m 남짓. 짧은 길이지만 꽃피는 봄이면 흐드러질 벚꽃의 장관이 눈에 선하다. 벚나무 터널의 끝에 서니 나이 잡수신 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들판에 우뚝 서있다. 늘어지지 않고 힘 있게 뻗어 올라간 가지에서 정정함이 느껴지는 이 나무의 나이는 천살, 추정이 그럴 뿐 그 이상이다.
같은 나이 늘씬 한 키의 보석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65호)에 비하면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는 요광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84호). 초여름 소담스레 피어난 한 송이 수국인양 다소곳한 외양에서 느껴지는 기운이다. 요광리에서 은행나무 찾기란 누워서 떡먹기. 이렇다 할 숲도 없이 분지가 발달한 마을 어귀에 나무는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나무 주변은 모두 논이었지만 지금은 논이 없다. 1990년 8월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관리하면서 나무 보호를 위해 주변 논을 매입해서 복토를 했기 때문.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나무로 민속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는 것이 요광리 은행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