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이 거닐던 천년의 숲 세조길
신라 진흥왕 14년인 553년, 당대의 고승 의신대사가 창건한 법주사는 시대를 달리하면서도 많은 왕들과 인연이 깊은 고찰이다. 고려의 왕 숙종이 아우 대각국사를 위해 법회를 열었고,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까지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법주사를 찾았다. 조선시대에는 태조가 기도를 위해 부속 암자 상환암을 찾았고, 세조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부속암자 복천암에서 법회를 열고 계곡물에 그 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고려 때 법주사를 찾은 왕들이 부속암자를 이용했는지 전한바 없지만 두 번 찾기 힘든 어가행차에 숲 좋고 골 깊은 속리산의 계곡을 마다했을 리는 없다. 분명한 것은 조선의 태조와 세조 두 임금이 부속암자로 가기위해 걸었던 숲이다. 태조의 상환암과 세조의 복전암은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의 길을 걷지 않고는 다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법주사 앞을 적시며 흐르는 달천에서 상류 계곡까지. 당시는 저수지도 없었으니 자연그대로의 계곡을 걸었을 터, 생각만 해도 당시의 길을 걷고 싶던 차, 세조길이 탄생했으니 세조의 자취를 생각하며 그 길 걸어볼 일이다.
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