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피란수도 부산 구술채록 및 구술사 자료집 <피란, 그때 그 사람들>을 발간했다.
이번 자료집은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시가 추진한 ‘피란수도 부산 구술채록 및 구술사 자료집 발간 연구 용역’의 최종 결과물로서, 피란 생활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피란민의 구체적 생활상을 파악하기 위해 기획됐다.
연구 용역은 부경대학교 구술채록사업단이 맡아 2020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진행했다. 구술채록사업단은 20개월간 피란수도 부산을 체험한 구술자 62명을 직접 만나 증언을 수집했다. 이 중 생생한 경험담을 구술한 40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피란, 그때 그 사람들>을 제작했다.
<피란, 그때 그 사람들>은 총 3부로 편재됐으며, 1부는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다’, 2부는 ‘피란수도 부산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다’, 3부는 ‘해방된 조국에서 맞은 피란의 기억을 되돌아보다’라는 주제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함경도와 평안도, 황해도 출신 피란민의 피란 경험과 부산 정착 과정에 대한 24명의 구술이, 2부에서는 부산과 인근 지역에서 이주해 온 13명의 피란수도 부산에 대한 증언이, 3부에서는 중국에서 귀국한 독립운동가 가족과 일본 귀환동포의 부산 정착 과정에 대한 3명의 기억이 담겼다.
이번에 발간된 <피란, 그때 그 사람들>은 피란수도 부산, 한국전쟁과 피란민 등을 연구하는 학술 자료집으로서도 가치가 매우 크다. 역사책과 사료 뒤에 숨겨져 있었던 피란민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밝혔고, 특히 한국전쟁 발발 이후 피란을 내려오는 과정과 피란민이 정착하는 과정이 생생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동안 역사 책에서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았던 피란의 전모가 드러남으로써 민족 분단과 아픔을 겪었던 실향민의 대서사가 퍼즐을 맞추듯 정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