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된 고즈넉한 사찰로, 신라 4대 조사인 자장, 원효, 혜공, 의상대사 같은 저명한 스님들이 수도를 했을 정도로 깊은 역사와 내공을 가진 사찰이다.
오어사는 지을 당시의 이름 항사사에서 오어사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여기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이곳에서 수도할 당시, 법력으로 개천의 물살이를 되살리는 시합을 했는데 두 마리 중 한 마리만 되살아났다. 이를 보고 두 스님이 살아난 물살이가 서로 자기가 살린 물살이라고 주장하여 ‘나 오(吾)’, ‘고기 어(魚)’를 쓴 오어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오어사의 주법당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52호로 지정된 대웅전이다. 지금의 대웅전은 조선 영조 17년에 재건한 건물로, 팔작지붕 구조를 살피기에 좋다. 대웅전 옆에는 유물전시관이 있는데 이곳에는 원효대사가 쓰던 풀뿌리로 지은 삿갓, 고려 시대에 제작되어 보물 1280호로 지정된 동종 등 20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오어사의 역사를 한눈에 알기 좋다.
사찰 앞에는 오어지 저수지가 펼쳐져 있고, 저수지를 두르는 둘레길과 병풍처럼 솟은 기암절벽이 있어 오어사를 둘러본 뒤 수변 경관을 감상하며 깊은 사색을 즐기기 좋다. 특히 오어사 둘레길은 메타세콰이아 숲길을 지나는 아름다운 숲 둘레길로 고즈넉한 사찰 풍경과 저수지 경관을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어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산봉우리에는 자장암 암자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오어사와 오어지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고즈넉한 소박한 크기와는 달리 깊은 역사와 법력을 가진 오어사. 오어사에서 여유로운 주말 산책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위치 : 경상북도 포항시 오천읍 오어로 1(항사리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