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200년 전 덴마크 코펜하겐을 거닐다
- 세계적인 동화작가 안데르센 주제의 기획전 ‘안데르센, 코펜하겐 1819’ 대구근대역사관에서 열려 -
세계적인 동화작가인 안데르센과 그가 활동하던 코펜하겐을 조명하는 이색 기획전시회가 9월 26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대구근대역사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과 대구의 문화 교류 증진을 도모하고 지역민의 문화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구근대역사관이 서울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마련했다.
2019년은 안데르센이 코펜하겐에 입성한지 200년이 되는 해이자 대한민국-덴마크 외교 수립 60주년이 되는 해로, 서울역사박물관은 <안데르센, 코펜하겐 1819>(2019. 4. 5. ~ 7. 21.)를 개최한 바 있다.
‘안데르센, 코펜하겐 1819’는 다양한 구조물과 사진 등을 통해 ‘인어공주’, ‘장난감 병정’, ‘미운 오리 새끼’ 등 우리에게 친숙한 안데르센의 동화와 19세기 코펜하겐의 도시 모습을 보여준다.
1819년 당시 덴마크 오덴세에 살던 14세 소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왕립극장이 있는 코펜하겐에 입성했다. 그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교육을 받지못해 발음이 좋지 못했고 결국 배우가 되지 못했다. 낙심한 안데르센은 이내 자신에게는 글쓰기의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후 불세출의 동화작가로 거듭나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시실은 안데르센이 경험했던 코펜하겐의 최하층민의 삶을 보여주는 도시의 어두운 뒷골목과 안데르센 작품의 영감이 된 장소인 항구 니하운, 부르주아 응접실과 안데르센의 서재 등으로 꾸며졌다.
당시 코펜하겐은 이미 두 차례 전쟁을 겪은 데다 나폴레옹 전쟁에서 프랑스의 편에 섰다가 프랑스가 패하면서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코펜하겐에 도착한 안데르센은 최하층민의 삶을 고스란히 경험했다.
코펜하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니하운(Nyhavn, 새로운 항구라는 뜻의 덴마크어)의 전경을 담은 대형 항구 사진도 전시되고 있다. ‘니하운’은 안데르센에게 꿈의 장소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
1873년 안데르센이 살았던 그의 마지막 집인 니하운 18번지 서재도 눈에 띈다. 특히 부르주아 응접실을 재현한 공간도 구경할 수 있다.
당시 부르주아의 상징으로 꼽힌 ‘응접실’은 안데르센과 같은 예술가들이 서로의 관심사를 토론하면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장소였으며, 덴마크 르네상스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전시실에 재현된 응접실에는 안데르센 동화집에 수록된 삽화들을 함께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기획전시실 영상물 코너에서는 안데르센의 작품이 애니메이션으로 상영되고 있다. 영상물은 <인어공주>, <미운오리 새끼>, <부싯기 통>, <장난감 병정>, <돼지치는 왕자>, <아이다의 꽃> 6편이 연속 재생되고, 또 다른 영상물로는 1847년 쓰여진 안데르센의 동화 <물방울>을 각색한 애니메이션 작품이 상영된다.
이밖에 전시실 입구에는 당시 왕립극장을 재현해 놓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또 관람객들이 안데르센의 작품이 투영된 종이오리기 작품을 보면서 색칠한 후 종이오리기를 할 수 있도록 색종이, 가위 등이 비치돼 있다. 레고를 활용해서 자신의 상상력으로 종이인형을 꾸며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최현묵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안데르센이 살았던 19세기 덴마크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면서 당시 조선과 대구의 도시 근대사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2백년 전 코펜하겐의 항구에서 안데르센이 전하고자 했던 꿈과 희망과 도전을 공감하는 시간을 함께하길 바란다 “고 말했다.